소개
자동차 ECU(전자제어장치) 내부 데이터를 PC에서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조정(calibration)하려면 어떤 통신 방법이 필요할까요? 이러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표준 프로토콜 중 하나가 XCP입니다. XCP는 "Universal Measurement and Calibration Protocol"의 약자로, 이름처럼 ECU 내부 변수의 값을 읽고 쓰거나 전체 데이터 세트를 이벤트에 맞춰 동기식으로 수집/자극(stimulation)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토콜입니다. 원래 CAN 버스용으로 개발된 CCP를 발전시킨 것으로, CAN 이외에도 Ethernet, FlexRay 등 다양한 통신 매체에서도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확장된 버전입니다.
XCP 통신은 하나의 마스터(예: PC의 캘리브레이션/테스트 툴)와 하나의 슬레이브(ECU) 간에 이루어지는 모델입니다. 마스터가 요청(Request)을 보내면 슬레이브가 응답(Response)을 반환하는 질의-응답 방식으로 동작하며, 한 마스터는 동시에 여러 슬레이브 ECU와 각각 통신 채널을 열어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 교환은 메시지 패킷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XCP에서는 이 패킷을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합니다: CTO(Command Transfer Object)와 DTO(Data Transfer Object)입니다. 간단히 말해, CTO는 명령 및 응답 등 제어용 메시지를 주고받는 용도이고, DTO는 대량의 측정 데이터나 자극 데이터를 전송하는 용도입니다. 아래에서는 XCP의 마스터-슬레이브 통신 모델을 자세히 살펴보고, XCP 메시지 프레임 구조와 DAQ/STIM 기능 등을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XCP 통신 모델 이해하기
XCP 프로토콜에서 마스터와 슬레이브는 정해진 메시지 교환 규칙에 따라 통신합니다. 기본 흐름은 마스터가 ECU에 명령을 보내고, ECU는 그 결과를 응답으로 보내주는 식입니다. 이를 위해 XCP는 앞서 언급한 CTO와 DTO 두 가지 유형의 패킷을 사용합니다. 아래에서는 CTO와 DTO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Command Transfer Object (CTO) - 명령/응답 메시지
CTO는 Command Transfer Object의 약자로, 말 그대로 명령 전달을 위한 패킷입니다. 마스터가 ECU에 보내는 모든 명령과, 이에 대한 ECU의 응답/에러/이벤트 메시지가 CTO에 속합니다. 한 마스터-슬레이브 세션에서 주고받는 CTO 패킷의 종류는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됩니다:
- CMD (Command): 마스터가 보내는 명령 패킷입니다. 예를 들어 CONNECT, READ, WRITE 등의 명령을 ECU로 전달합니다.
- RES (Response): 슬레이브(ECU)가 명령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보내는 응답 패킷입니다. 요청된 데이터나 수행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 ERR (Error): 슬레이브가 명령을 수행하지 못한 경우 보내는 오류 패킷입니다. 오류 원인을 나타내는 코드가 포함됩니다.
- EV (Event): 슬레이브가 비동기적 이벤트 발생을 알리기 위해 보내는 패킷입니다. 마스터의 요청과 무관하게 ECU 내부에서 정의된 특정 사건이 발생했음을 알리는 용도입니다 (예: 센서 값 범위 초과 알림 등).
- SERV (Service Request): 슬레이브가 마스터에게 특정 서비스 실행을 요청하기 위해 보내는 패킷입니다. 예를 들어 ECU가 자체적으로 플래시 메모리 프로그래밍 모드를 요청하는 경우 등에 사용됩니다.
이처럼 CTO 패킷은 XCP 통신의 제어 채널 역할을 하며, 마스터의 요청-응답 시퀀스를 구현합니다. 마스터가 CMD를 보내면 ECU는 반드시 RES(성공) 또는 ERR(실패)로 답해야 하고, EV나 SERV 같은 패킷은 필요 시 ECU가 자발적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XCP에는 표준 통신 모드에서는 마스터가 이전 명령에 대한 응답을 받기 전에는 다음 명령을 보내지 않는 동기식 통신을 합니다. 고속 전송을 위해 여러 명령을 연속 보내는 블록 모드나 인터리브(interleaved) 모드도 있지만, 이는 고급 기능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Data Transfer Object (DTO) - 데이터 전송 메시지
DTO는 Data Transfer Object의 약자로, ECU와 대량의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데이터 전송용 패킷입니다. DTO에는 두 가지 하위 유형이 있습니다:
- DAQ (Data Acquisition): 슬레이브(ECU)가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DTO입니다. 말 그대로 데이터 획득 용도로, 미리 설정된 신호들의 값을 ECU가 지속적으로 측정하여 마스터로 전송합니다.
- STIM (Stimulation): 마스터가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DTO입니다. 신호 자극 용도로, 마스터가 ECU로 값들을 지속적으로 보내주면 ECU는 이를 받아들여 자신의 내부 변수나 제어 로직에 반영합니다.
DTO 기반 통신은 실시간성이 필요한 연속 데이터 스트림을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 제공됩니다. 예를 들어 마스터가 여러 센서값을 연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싶을 때, 일일이 CMD로 요청하지 않고 DAQ를 설정해두면 ECU가 마치 신문을 구독한 것처럼 주기적으로 새로운 데이터 패킷을 알아서 보내줍니다. 이때 한 번의 DTO에 여러 신호 값이 한꺼번에 실려 오므로 버스 대역폭도 효율적으로 사용됩니다. 반대로 STIM은 ECU에 외부 자극을 넣어주는 기능으로, 마스터가 일정 주기마다 테스트용 데이터를 보내 ECU의 동작을 의도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센서 대신 가상의 센서값을 주입해보는 식으로, ECU의 제어 알고리즘에 가상 입력을 넣어보는 테스트를 할 수 있습니다. DTO 통신은 ECU 내부의 특정 이벤트 주기(예: 10ms 주기 타이머, 엔진 사이클 등)에 맞춰 동작하며, DAQ/STIM 패킷에는 해당 데이터들의 식별자와 (활성화된 경우) 타임스탬프가 포함되어 동기된 데이터를 전송하게 됩니다.
요약하면, CTO는 단발성 제어 메시지, DTO는 연속적 데이터 스트림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CTO는 마스터와 ECU가 질문하고 대답하는 일대일 대화이고, DTO는 ECU가 정기적으로 정보를 방송하거나(DAQ) 마스터가 ECU에 지속적으로 값을 불어넣는(STIM) 스트리밍과 같습니다.
XCP 메시지 프레임 구조
XCP 프로토콜은 **전송 계층(Transport Layer)**과 프로토콜 계층을 엄격히 분리한 2계층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이 말은, XCP에서 주고받는 메시지 프레임이 전송 매체에 따라 약간씩 다르더라도, 그 핵심 프로토콜 데이터는 모든 매체에서 동일한 형식을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XCP 메시지는 **헤더(Header) + XCP 패킷(Packet) + 테일(Tail)**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헤더와 테일은 사용되는 통신 버스(CAN, Ethernet 등)에 따라 달라지고, XCP 패킷 부분은 어디서나 동일한 규격을 따릅니다. 비유적으로 설명하면, XCP 메시지를 우편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헤더와 테일이 봉투에 해당한다면, XCP 패킷은 그 봉투 안에 들어가는 편지 내용물입니다. 어떤 운송 수단을 쓰느냐에 따라 봉투 양식과 겉표지 정보는 달라지지만, 봉투 속에 들어있는 편지의 형식과 내용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토콜 계층의 XCP 패킷은 항상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합니다: 식별 필드(Identification Field), 타임스탬프 필드(Timestamp Field)(옵션), 그리고 **데이터 필드(Data Field)**입니다. 모든 XCP 패킷은 **PID(Packet Identifier)**라는 1바이트 식별자로 시작되며, 이 값으로 해당 패킷의 종류를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값이면 CMD 명령, 다른 값이면 RES 응답, 또는 DAQ 데이터 등으로 구분됨). 상황에 따라 이 식별 필드에는 PID 외에 FILL이라 불리는 패딩 용 바이트나, DAQ 리스트 번호 같은 추가 정보가 포함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경우) 2바이트 정도의 타임스탬프가 붙어서 해당 데이터의 ECU 내 발생 시각을 표시하며, 마지막으로 실제 데이터 내용이 이어집니다. 데이터 필드에는 명령의 매개변수나 응답으로 요청된 값들, 혹은 측정 신호들의 값 등이 들어갑니다.
XCP 헤더와 테일 부분은 사용하는 전송 프로토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XCP on CAN의 경우 CAN 메시지 하나(예: 8바이트 데이터 필드)를 하나의 XCP 패킷으로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CAN ID를 XCP용으로 할당하여 마스터->슬레이브용 하나, 슬레이브->마스터용 하나 총 두 개의 CAN ID를 사용합니다. 마스터가 보낸 XCP CTO는 정해진 ECU의 CAN ID로 전달되고, ECU는 별도의 CAN ID를 통해 응답 CTO나 DAQ DTO를 전송합니다. CAN에서는 프레임 크기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길이 정보가 필요 없으며, PID 한 바이트와 최대 7바이트의 데이터만으로 XCP 패킷이 구성됩니다. 만약 실제 데이터가 짧다면 나머지 바이트를 0xAA와 같은 패딩으로 채우기도 합니다 (PAD 또는 FILL 필드). 또한 CAN 자체가 CRC 등 오류 검출을 수행하므로, XCP 단계에서는 별도의 체크섬(Tail)을 두지 않습니다.
반면 XCP on Ethernet(주로 UDP/IP 기반)은 가변 길이 패킷을 다루므로, 헤더에 전체 패킷 길이 등의 정보가 포함됩니다. 예컨대 UDP를 통해 전송될 경우 XCP 헤더에 “이 XCP 패킷이 몇 바이트짜리인지” 명시하고, 그 뒤에 PID와 데이터가 따라오는 식입니다. Ethernet은 CAN보다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데이터 양이 많고 전송 속도도 빠르므로, XCP를 Ethernet으로 사용할 경우 대용량 데이터 블록(예: 메모리 덤프나 대량의 계측 데이터)을 더욱 효율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Ethernet이나 USB 등의 경우에도 기본적인 XCP 패킷 형식(PID, 데이터 등)은 동일하며, 다만 헤더로 길이나 연결 ID 등을 명시하고 테일은 필요에 따라 두거나 생략하는 방식으로 매체에 맞게 조정됩니다. 요컨대, XCP는 통신 매체에 따라 헤더/테일만 다르게 하고 핵심 내용은 동일하게 유지함으로써 하나의 프로토콜로 여러 버스에서 동작할 수 있게 설계된 것입니다.
DAQ와 STIM의 활용
앞서 DTO 종류로 소개한 DAQ와 STIM은 XCP 프로토콜의 강력한 기능으로, ECU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거나 외부에서 ECU로 신호를 입력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번 섹션에서는 DAQ와 STIM이 어떻게 설정되고 활용되는지, 그리고 타임스탬프를 통한 동기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DAQ (Data Acquisition) – 측정 데이터 수집
DAQ는 XCP를 활용하여 ECU의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수집하는 기능입니다. 마스터는 ECU에 DAQ를 설정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을 보내 필요한 변수들을 등록하고, 해당 변수들을 언제(어떤 이벤트에) 보내줄지 지정합니다. 한번 DAQ 리스트가 구성되고 활성화되면, ECU는 마스터의 추가 요청 없이도 자체적으로 지정된 데이터들을 연속 전송합니다. 예를 들어 마스터가 엔진 회전수, 냉각수 온도, 차량 속도 세 가지 신호를 100ms 주기로 보내도록 DAQ를 설정했다면, ECU는 매 100ms마다 이 세 신호 값을 묶어서 하나의 DTO 패킷으로 전송합니다. 마스터 입장에서는 신문을 구독해 두었다가 주기적으로 배달되는 정보를 받는 것처럼, 필요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받는 셈입니다.
이처럼 DAQ를 사용하면 마스터가 매번 개별 데이터를 요청(polling)하지 않아도 되어 버스 부하가 줄고 실시간성이 향상됩니다. 또한 한 번의 DAQ 패킷에 여러 신호 값을 담아 보내기 때문에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효율적으로 이뤄집니다. 내부적으로 ECU는 DAQ를 위해 DAQ 리스트와 **ODT(Object Descriptor Table)**라는 구조를 사용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어떤 신호(메모리 주소)를 어느 이벤트 시점에 보낼지에 대한 목록을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너무 깊이 들어갈 필요는 없지만, ODT는 DAQ 리스트를 구성하는 하위 단위로 각각의 ODT에 실제 측정 변수 주소와 길이 정보 등이 들어 있습니다. 초보자는 DAQ를 **“측정 신호들의 묶음”**이라고만 이해하셔도 충분합니다.) 마스터는 XCP의 DAQ 설정 명령들을 통해 이 목록을 동적으로 구성/수정할 수 있고, ECU는 정해진 이벤트마다 해당 목록을 참조해 필요한 데이터를 모아 전송합니다. 이때 DAQ 패킷에는 어떤 DAQ 리스트/ODT의 데이터인지 식별할 수 있는 ID가 포함되고, 옵션에 따라 타임스탬프도 덧붙여져 전송됩니다. 참고로, ECU가 보낸 DAQ 데이터에 대해 마스터가 일일이 ACK(수신 확인)를 보내지는 않습니다. ECU는 설정된 대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마스터는 필요시 누락 여부를 감지하거나 세션 관리 차원에서만 제어를 합니다.
STIM (Stimulation) – 신호 인가
STIM은 DAQ와 반대 방향으로, 마스터에서 ECU로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보내주는 기능입니다. 이름 그대로 ECU에 **자극(stimulation)**을 주는 용도로, 외부에서 보낸 데이터로 ECU 내부 변수를 업데이트하거나 특정 알고리즘 입력으로 사용하게 합니다. STIM을 설정하는 과정도 DAQ와 유사하게 마스터가 ECU에 어떤 값을 어느 주기에 넣을지 목록을 전달하면, ECU는 그 설정에 따라 주기마다 해당 값을 받아들입니다. 쉽게 말해, 마스터가 ECU의 입력을 가로채서 넣어주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ECU 내부에 엔진 제어 알고리즘이 사용하는 가상의 변수 X가 있다고 합시다. 원래는 ECU 소프트웨어가 X를 계산하지만, STIM을 통해 마스터가 매 주기 X 값을 보내주도록 설정하면, ECU는 자신의 계산 대신 외부에서 받은 X 값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ECU 코드를 수정하지 않고도 외부 PC에서 제어 알고리즘의 일부를 대체(bypass)하여 시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 차량 테스트에서, 새로운 제어 로직을 ECU에 완전히 이식하기 전에 일부만 외부에서 계산해 넣어보는 바이패스 기법에 STIM이 활용됩니다. 물론 ECU는 마스터로부터 제때 데이터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도 대비해야 합니다. 만약 어떤 주기에 필요한 STIM 데이터가 도착하지 않으면 ECU는 이전 값으로 유지하거나 오류를 기록하는 등 안전한 처리를 하도록 구현됩니다.
정리하면, DAQ는 ECU 내부 데이터를 외부로 끌어오는 기능이고, STIM은 외부 데이터를 ECU 안으로 밀어넣는 기능입니다. 두 기능 모두 XCP의 실시간 특성을 활용하여, ECU의 동작을 깊이 들여다보고 제어할 수 있게 해주므로 개발 및 튜닝 단계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타임스탬프를 활용한 동기화
XCP의 DAQ 전송에는 **타임스탬프(timestamp)**를 붙일 수 있는 옵션이 있습니다. 타임스탬프는 보통 ECU 내부의 자유 실행 카운터 값(예: 16비트 or 32비트)을 사용하며, 측정 데이터가 ECU 내에서 채집된 시각 정보를 나타냅니다. 이 기능을 통해 마스터는 여러 데이터 스트림을 시간축으로 정확히 정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ECU 두 개에서 DAQ로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타임스탬프가 없다면 단순히 패킷 도착 순서나 주기로만 추측해야 하지만, 각 데이터에 ECU 내 타임스탬프가 포함되어 있으면 각 ECU에서 측정값이 발생한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두 ECU의 데이터를 동일한 시간 기준으로 비교하거나, 하나의 ECU 내 여러 DAQ 리스트 간의 데이터를 정밀하게 동기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센서 데이터처럼 시간 정합성이 중요한 계측에서 필수적입니다. XCP 프로토콜 표준에서는 ECU가 내부 클록을 이용해 측정 데이터에 타임스탬프를 부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타임스탬프의 해석(예: 단위, 오버플로우 주기 등)은 A2L 파일 등에 정의됩니다. 요약하면, 타임스탬프는 XCP를 통해 수집한 실시간 데이터들의 시간적 일관성을 보장해주는 장치이며, 이를 통해 다채널 데이터 동기화 문제가 해결됩니다.
XCP 메시지의 ECU 내부 처리 방식
이제 XCP 메시지가 ECU 내부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ECU에는 XCP 프로토콜을 구현한 슬레이브 소프트웨어 스택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외부에서 XCP 메시지가 들어오면, 먼저 차량 네트워크 드라이버(CAN 또는 Ethernet 드라이버 등)를 통해 해당 메시지가 수신됩니다. 이 수신된 데이터는 ECU 내 XCP 전송 계층으로 전달되고, 여기서 헤더를 해석하여 XCP 패킷을 추출합니다. 이어서 XCP 프로토콜 계층이 패킷의 PID와 내용을 분석하여 어떤 종류의 서비스인지를 판단합니다.
만약 이것이 CMD 명령 패킷이라면, ECU는 그 명령에 해당하는 동작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UPLOAD 명령(ECU 메모리의 특정 주소 값을 읽어오는 명령)을 받았다면, ECU의 XCP 모듈은 지정된 메모리 주소에 접근하여 값을 읽어옵니다. 읽어온 값은 응답 데이터로 담아 RES 패킷을 생성한 뒤, 다시 전송 계층을 통해 마스터로 보냅니다. 반대로 DOWNLOAD 명령(ECU 메모리의 특정 주소에 값을 써넣는 명령)의 경우, 패킷에 담겨온 데이터를 해당 메모리 주소에 기록하고 성공 여부를 응답합니다. 이처럼 XCP를 통해 ECU의 메모리 내용 읽기/쓰기, 상태 조회, 모드 전환 등 다양한 작업이 실행됩니다. ECU의 XCP 슬레이브는 미리 정의된 메모리 맵과 권한 정보에 따라 이러한 요청들을 처리하며, 허용되지 않는 메모리 영역에 대한 접근 시에는 ERR 패킷으로 거절하게 됩니다. 하나의 명령 처리 사이클이 끝나면 마스터는 응답을 확인하고 다음 명령을 보낼 수 있게 됩니다.
DAQ 설정과 STIM 동작도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처리됩니다. 마스터가 ECU에 DAQ를 설정하라는 일련의 CMD 패킷을 보내면, ECU는 내부에 해당 DAQ 리스트와 ODT 테이블을 구성하거나 갱신합니다. 그리고 마스터로부터 시작 명령이 떨어지면 지정된 이벤트에 따라 DAQ 전송을 개시합니다. ECU 내부 타이머나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XCP 모듈은 준비된 리스트에 따라 필요한 메모리 값을 읽어 모읍니다. 이렇게 모인 값들은 하나의 DTO 패킷으로 구성되어 즉시 마스터로 전송됩니다. 이 과정은 마스터의 추가 요청 없이 ECU가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푸시하는 것이며, ECU는 설정된 주기마다 이를 반복합니다. 한편 STIM의 경우 ECU가 주기마다 받아야 할 데이터를 기대한다는 점만 다를 뿐 구조는 유사합니다. ECU는 미리 설정된 STIM 리스트에 따라 어떤 변수들을 외부로부터 받을지 알고 있고, 매 주기 시작 시점에 XCP 버퍼에 해당 값들이 도착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값이 있으면 그것을 읽어 ECU 내부 변수에 적용함으로써, 마치 ECU 자체가 그 값을 계산한 것처럼 사용하는 것이죠. 만약 해당 주기에 새로운 STIM 값이 안 들어와 있었다면 ECU는 이전 주기의 값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필요 시 오류 이벤트를 발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ECU 내부의 XCP 슬레이브 모듈은 이 모든 동작을 가능하면 경량화된 방식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됩니다. 실제로 XCP는 8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에서도 구현될 수 있을 만큼 가벼운 프로토콜이며, 필요한 기능만 선택적으로 넣을 수 있어 자원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표준화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ECU의 실시간 제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개발 및 테스트를 위한 풍부한 계측/캘리브레이션 기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결론
XCP 통신 모델과 메시지 프레임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ECU 계측 및 캘리브레이션 작업의 기본을 다지는 일입니다. 초보자 입장에서는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핵심 개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XCP는 마스터-슬레이브 구조로 동작하며, 마스터가 명령을 보내고 슬레이브 ECU가 응답하거나 데이터를 스트리밍합니다. 이때 CTO 패킷을 통해 명령/응답 등의 제어 메시지를 주고받고, DTO 패킷을 통해 대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교환합니다. XCP 메시지는 어떤 버스를 쓰든 일관된 형식을 유지하므로, CAN이든 Ethernet이든 헤더만 다를 뿐 내용 구성(PID, 데이터 등)은 동일합니다. 마지막으로, DAQ와 STIM 같은 기능을 이용하면 ECU 내부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거나 외부에서 제어 신호를 투입할 수 있으며, 타임스탬프 등을 활용해 그 데이터를 정확히 동기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실무에서 XCP를 사용할 때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번의 DTO에 여러 신호를 담아 보내 버스 부하를 줄이는 방법, 또는 타임스탬프를 통해 여러 ECU의 로그 데이터를 맞춰 보는 방법 등을 스스로 응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XCP 프로토콜을 알면 캘리브레이션 도구(예: Vector CANape, ETAS INCA 등)의 동작 원리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ECU와 PC 간 통신 문제 발생 시 프로토콜 수준에서 디버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요컨대, XCP의 메시지 구조를 잘 알아두면 ECU 데이터 관리와 튜닝 작업을 한층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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